내가 당신과 마주앉아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 당신이 숙였던 고개를 들어서 나를 바라보았고,
당신의 시선이 내 얼굴에 닿았다.
당신의 시선은 내 얼굴을 뚫고 들어와 몸속으로 스미는 듯했고, 나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나의 목소리에 이끌려, 건너와서 내게 닿는 당신의 시선에 경악했다. 내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 부름으로 당신에게 건너가고 그 부름에 응답하는 당신의 시선이 내게 와 닿을때, 나는 바다와 내륙 하천 사이의 거리와, 나와 코끼리 발바닥 사이의 시간과 공간이 일시에 소멸하는 환각을 느꼈다.
-바다의 기별 中-
솔직히 말해 난 김훈의 책을 산건 처음이다...
그동안 출간한 책들이 내 취향(?)이 아니였다라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...
이책은 김훈의 그동안 생각날때 마다 메모했던 것들을 모아 출간한 에세이다.
다소 추상적이기도 한 이 메모들이 주는 매력은 다소 보수적이며 노련한 작가의 고고한 문체때문 일지 모른다고 생각이 든다.
바다에 관련된 내용이 많을 것이라는 오해가 없고 살아있는 거목이된 한 노작가의
지난 세월들에 대한 독백을 듣는 느낌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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